그날 내가 찾은 곳은 한 중소기업.

지금 내 앞에는 3명의 남자가 앉아있다.

면접관 : 우리 회사에 들어오려는 이유가 뭔가?

나 : 우선 이 회사를 삼성에 버금가는 대기업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면접관 : 그래? 그럼 그 후엔?

나 : 이 회사의 사장이 되어 세계를 지배하겠습니다.

면접관 : 미친놈. 당장 꺼지게!





난 축 쳐진 어깨로 회사를 나왔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4번째다.

역시 난 회사원 체질이 아니야.

위이이이잉~

아...엉덩이에 묘한 느낌이 엄습해온다.

잠시나마 변태적 쾌락을 느낀 나는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문자메시지]오늘 만날까 우리?

그녀다. 그녀에게서 문자가 온 것이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얼마전에 내가 잘못을 저질러 한동안 만날 수 없게된 여자였다.

잘못도 사실 그리 큰건 아니었지만.

그때의 상황을 재연해 보자면 이렇다.




그녀 : 자기야. 내가 언제 자기한테 꿈 얘기한적 있나?

나 : 아니.

그녀 : 내 꿈은 말이야. 저 하늘에 별이 되는거야. 후훗.



이런...미친년.

그녀는 나에게 무슨 말을 기대하는지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적당한 대답을 찾지 못한 나는 안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그리고는 그녀의 똥구멍에 대고 라이터를 켰다.


그녀 : 어머. 자기야 지금 뭐하는거야?

나 : 심지에 불 붙이는거야.

그녀 : 뭐???

나 : 달나라로 보내줄게.


난 그냥 불 붙이는 시늉만 하려고 했는데 그만 그녀의 바지 엉덩이에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그녀 : 야! 너 이게 무슨 짓이야?

나 : 미안하게 됐다. 하지만 똥눌때 바지 내리는 일은 없을거야.

그녀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짝!!!

그녀의 손이 내 따귀를 치는 순간이었다.

뺨이 얼얼하다.

아...그때 또 느껴지는 변태적 쾌감.



어쨌든 그때 뺨 때린것을 끝으로 우리는 영영 못 만나는줄 알았다.

그런 그녀가 먼저 만나자고 하다니.

설레이는 맘으로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다.

난 경계선 안쪽에 발을 들여 놓았다.

[방송]거기 경계선 밖으로 나오세요.

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싫다는 표현이다.

[방송]거기 장난치지 말고 나오세요 위험합니다.

난 양손을 X자로 교차시켰다.

싫다는 표현이다.

[방송]야 이 미친놈아 장난치지 말라니까!!!

녀석과의 대화는 언제나 재밌다.



어느새 난 지하철에 몸을 맡기고 있다.

낯익은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장님아저씨.

그가 내 옆을 지날때 나는 돈을 주는 척하며 바구니에 들어있는 지폐를 집어 보았다.

그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진다.

장님이 아니었잖아.

내가 바구니를 들고 튀면 당장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고 달려올 놈이다.



지하철은 나를 그녀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녀 : 오랜만이야.

나 : 왜 불렀어?

그녀 : 무뚝뚝한건 여전하구나.

나 : 우린 헤어지기로 한 사이잖아.

그녀 : 그래 하지만 다시 생각해봤어. 세상에 나 말고 누가 너같은 사이코와 상대해주겠니?



우린 몇분동안 대화가 없다.

나 : 그만 가볼게.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찰나.

그녀 :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나 : 씹알...무슨 CF찍니?


우린 그때 카페 안이었는데 사람들이 시선이 우리에게로 몰렸다.

그녀가 사랑이 변하냐는 말을 너무 크게 했기 때문이다.

순간 비련의 주인공이 된 나는 아픔의 눈물을 흘렸다...면 난 정말 사이코겠지.



그녀 : 난 아직도 널 사랑해. 하지만 난 네가 정상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나 : 너도 정상은 아니야.

그녀 : 말장난 하자는거니? 내가 너처럼 사이코란 말이야?

나 : 응.

그녀 : 이유를 대봐!!!

나 : 네가 오늘 그 구멍난 바지를 입고 온 것만 해도 그래.

그녀 : 흥!

우리 둘 사이에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나 :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으면 하는데?

그녀 : 정신과 치료를 받아봐.

나 : 그게 사랑하는 사람한테 할 소리니?

그녀 : 사랑하니까 하는 소리야.



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나 : 알았어.

그녀 : 잘 생각했어.

나 : 그런데 정신과는 커플 할인 같은거 안되냐?




- 계속




하지만 언제 다시 쓸지는 모름.

10년 후에 쓸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