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우리가 새 집에 이사갔을때
뒷마당에 신기하게도 다른개도 아닌 한국 진도개 한마리가 묶여 있었다.
밥통은 비었고, 물통도 빗물만 가득...
전 집주인에게 버림받은 것이었다.ㅠ.ㅠ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있었던 이 진도개는 줄이 나무에 짧게 묶인채
나를 보고 짖었다.
으르릉거리며 달려들듯 짖는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반가워서 꼬리를 빙빙 돌려치며 어쩔줄 모르지만
개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고개를 쳐들고 가능한한 이뿐 표정을 지어대며
'오오오..오오!'
건성으로 짖고 있다는 것을 강아지와 함께한 이 20년 인생이 모를리가 없었다.
우리가족은 곧장 가족회의에 들어갔다.
현실적인 오빠는 불쌍하긴 하지만 우리가 키울 형편이 아니다..
사랑이 많은 엄마는 우리집 경비원으로 괜찮겠다는 핑게를 대며 오빠를 설득하고..
소문난 강아지러버인 나는 당연히 저개는 이미 우리 가족이다.
이집에 이사오면서 부록으로 얻게 되었으니 이집과 함께 패키지라서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 이 미국땅에서 우리민족을 어디다가 맞기냐며 오빠를 강력히 설득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한국에서 데려온 강아지도 전적으로 내가 모든 관리를 하고 있었기때문에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유기견은 동물보호소에 가서 30일동안 주인을 찾지못하면 안락사된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ㅠ.ㅠ
어쨌든 오빠의 의견은 얼렁뚱땅 무시하고 수레를 끌고 마켓에 가서 큰 멍멍이에 필요한 커다란 사료를 낑낑대고 사왔다.
새밥과 물을 주고 묶인 줄을 풀어주고 나니 이 예외적으로 사교적인 진도개는 이미 나랑 친해진듯 했다.
새집을 청소하면서 나는 이 개의 이름을 짓느라 혼자서 고민고민 했다.
'이름을 뭘로 하지....? 진도개니까 해피, 메리같은 외국이름은 안어울리고..'
몇분 후..전구가 떠올랐다.
'엄마, 생각났다!!'노래' 어때?'
'야,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무슨 노래야? 저 큰 개가?'
나는 내 전구에 불이 들어왔슴을 의심치 않았다.







'왜~~? 노랗잖아!!!'
내 상상을 깨는 해석에 놀란 엄마와 말하고도 웃긴나는 청소하다 말고 한참 배꼽을 잡았다.


아직도 이 개의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들은 역시 음악가다운 작명이라며 처음엔 고개를 끄덕이다가 해석을 듣는 순간 다들 뒤로 넘어가곤 한다.
또 이 힘이 넘쳐나는 진돗개의 놀라운 행적과 만행을 다 듣고 나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요즘도 열심히 활약중인 진돗개 노래..피아노 방에서 잘 수 있게 해준 것도 모자라 가끔 한 밤중에 거실에서 원을 그리고 자고 있어 물마시러 나온 나를 깜짝 놀래키곤 한다.